251224 사고흐름
2025-12-24
251224 사고흐름
나는 스물 여덟 막바지를 바라보고 있는 청년이다.
가구디자인을 전공하고 가구를 팔다가 정신차려보니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다.
일이 조금 할만해질때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쭉 살다 보면...나는 뭐가 되어있을까?'
초등학교 때부터 꿈이 있었다. 분명한 꿈. 나는 사람들이 편리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언가를 발명하고 싶었다.
부모님께서는 내가 이것 저것 너무 산만하게 건드려본다고 걱정하셨다. 하지만 내 입장은 다르다.
사람들이 내가 만든 무언가로 인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에, 가구디자이너를 꿈꿨고, 음악 앨범을 만들어 발매했다.
가구를 팔다보니 홍보를 위해 웹 디자인이 필요했고, 하다보니 디자인은 생각보다도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물론 나의 꿈은 결코 이타적이지만은 않다. 5학년 신종플루가 유행했을 때 파스퇴르 우유에 버려진 노즐을 꽂아 손소독제를 소분해줬을 때,
딱풀에 비누를 녹여 넣어 휴대용 비누를 친구들에게 나눠줬을 때도, 사람들이 행복해지게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걸 보는 게 행복했기에
지극히 이기적으로 행동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내 이기심의 방향, 욕망이 선을 낳는다면 그것이 나쁜 건 아니잖아?
대학을 졸업하고 홀로 프리랜서 생활을 하던 때가 있었다. 나의 밑바닥을 몇 번이고 마주했다. 나는 생각보다 훨씬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무척이나 게으르고 충동적인 사람이란 걸 직시했다.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몸무게는 115kg를 아득히 뛰어넘었고 겉으로 보이는 요소들에만 집착했다. 돈도 없으면서 좋아보이는 물건을 사고 싶어 잠을 설쳤다. 대출을 받고, 할부로 물건을 사고.
그렇다. 나는 지극히 약한 사람이었다. 내가 무언가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남자는 생각만 남았다.
돌아보면 이 시기가 꼭 필요했다. 겉멋과 교만이 침전하고 진짜 내 벌거벗은 모습이 드러나기 위해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녀를 훈육했다.
관계가 깨지고, 나의 거짓말, 위선, 모순, 더러운 본성을 직시했다. 핑계도 통하지 않았다. 내가 한 말을 스스로가 엎어야 하기를 수십번이었다.
나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실망을 안겼고, 신뢰를 잃는 것을 넘어 스스로에 대한 믿음조차도 잃어버리고 말았다. 야속하게도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이 적지 않다. 종유석처럼 눈물이 뚝 뚝 떨어져 송곳처럼 날카로운 석순이 되었다. 방어기제와 의심으로 똘똘 뭉친 나는 "사람을 잘 간파하는 능력이 생겼다"라고 생각하며 비참한 현실을 외면했다.
제법 나이가 찼다. 이제는 내 나이를 말해도 놀라지 않을만큼 시간이 지났다. 흉이 졌다고 생각한 자리엔 순수함이 돋아난다. 겸손하지 못한 나를 깨뜨리신 당신께 감사가 찬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함을 분명히 안다.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애써 외면했던 일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에게 팔 줄 알아야 한다. 좋은 물건으로, 혹은 서비스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영향력"에 대해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 나에게 턱없이 부족한 역량이다. 쉽게 말해 팔 줄을 알아야 한다. 내 테슬라도 제대로 못 팔고 있는 나는 막막함에 자꾸만 익숙한 것,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도망치고 싶어한다.
하지만 직면할 것이다. 공부하고 실험하고 시도할 것이다. 분석할 것이다. 자기 자신을 포함에 많은 걸 팔고 있는 SNS와 유튜브 생태계에서 살아남는 법을 익힐 것이다. 그 능력을 기반으로 내가 만든 최선의 제품을 알리고 판매할 것이다. 나는 강하게 믿는다. kip!이 세상을 바꿀 거라고. 수많은 사람들이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거라고. 많은 이들의 삶이 한결 나아질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