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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05 Challenge.1 회고 CBL이란 무엇인가

Challenge.1 회고 | CBL이란 무엇인가?

2025-04-05


Challenge.1 회고 | CBL이란 무엇인가?

적어도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에 온 사람들이라면, 어느정도 도전정신과 문제해결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우리들에게 첫 챌린지는 무척이나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드디어 프렐류드 기간이 끝나고 첫 챌린지 기간이 찾아왔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멘토분들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공부하고, 그렇지 않은 건 하지 말라" 라는 다소 모호한 답을 들은 후의 첫 월요일. 어떤 기준으로인지는 모르지만 팀과 담당 멘토가 정해져있었고 나는 1팀으로 배정된 걸 확인하고 자리에 앉았다.

여러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가 기억 속에 스쳐간다. 결국 요점은 다음과 같았다.

챌린지 기반 배움(CBL)을 익히는 데에 의의가 있는 챌린지 1이다

학부생 시절 참 많이도 경험했던 팀플, 혹은 공모전, 해커톤까지도 그 결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과정 속에서 다양한 배움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기에 우린 여지껏 나름의 정답을 찾기 위해 부단히 애써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여러 배움을 얻었기에 지금의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었으리라.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레임워크 CBL도 결국 최선의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다. 하지만 첫 챌린지에서 추구하는 청사진은 최선의 결과물이 아닌 프레임워크를 체득하는 것이기도 하다. 멘토들은 이를 설득하기 위해 꽤 많은 시간을 쏟은 듯 했다.

챌린지 1은 2주간 진행됐다. 첫 날엔 프레임워크 소개와 챌린지 주제가 주어졌다. 그 중에 기억에 남았던 건... 네모난 수박 사진을 보여주며 떠오르는 질문을 마구 던져보는 시간이었다. 이 수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왜 만들어졌는지, 맛은 똑같을지, 심지어 사진 속의 남녀가 부부인지까지(ㅋㅋ) 의문을 가진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개인적으로 뇌를 빼고 참여했기에 스트레스는 없었지만 "질문을 위한 작위적 질문 아냐?" 하는 생각이 잠시나마 감돌기도 했다.

하지만 질문을 한 번 다듬어 "이 수박을 누군가에게 판매하는 상황"이 주어진 상황 하에서 질문을 던져보자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그 때 느낄 수 있었다.

의미 없는 질문은 없다, 다만 좁혀갈 필요는 있다.

이어서 주제가 주어졌다. "어떻게 하면 아카데미 안에서 케어와 서포트를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주제였는데, 솔찬히 주제를 듣자마자 "어떤 서비스를 만들면 될까?" 와 같은 생각의 발산이 시작됐다. 나는 그런 상태가 되었을 때 말이 줄어들고, 노트를 꺼내서 아이디어를 막 적는다.

이런 행동패턴을 정면으로 막은 존재들이 있으니, 바로 이번 챌린지의 멘토 리이오와 데이지였다.

해결 방식을 찾기 위해 애를 쓰기 전에 먼저 질문을 던지라는 말이 납득이 가면서도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었다. '에이...뭘 별걸 다 이렇게 귀찮게 하는거야...' 하지만 고집을 버렸다. 하던 대로만 하면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가슴이 턱 막힌 채로 팀원들과 회의를 시작했다. 이런 저런 대화가 오갔는데, 다들 나와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듯 했다. 다만 한 가지는 바로 느꼈다. 우리 팀 사람들이 나와 결이 맞는다는 것.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껏 나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기존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 한동안은 절뚝일지라도 -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에 사고의 지평이 열렸음을 생각하게 된다. 이번 챌린지에서 그랬고, 다음에서도 그렇게 할 것이다.

모든 챌린지의 여정을 샅샅이 글에 담아두고 싶지만 그럼 더 이상 회고가 아니게 될 것 같아 조금 스피드를 높여보겠다.

Refined Challenge를 도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질문을 던졌다. 질문이 질문을 물고 왔다. GQ, GA(Guiding Question, Activity) 활동을 지속하면서 정말 많이 피곤했다.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는 느낌 때문이었을까? 피로감이 장난 아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안 쓰던 근육을 쓴다는 생각으로 활동에 임했다. 리이오는 우리 팀을 능수능란하게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나쁜 뜻은 아니고... 우리가 만든 무언가에 대해 "이렇게 하면 된다!" 또는 "이건 아니다" 와 같은 방식이 아닌, 질문의 형태로 답변을 주어서 몇 번이고 더 생각해봐야 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부분이 가장 감사하다. 챌린지 1에서 CBL을 경험함과 동시에, 질문으로 생각하는 근육을 얻었기 때문이다.

챌린지를 기반으로 질문을 뾰족하게 다듬고, 그에 상응하는 활동을 진행하며 얻어진 지식 조각들을 Synthesis라고 배웠다. 이 유용한 지식들을 통해 다양한 솔루션 컨셉을 도출한다. 이 과정에서 발산과 수렴의 방법론을 배웠는데 이 또한 유용했다. 이쯤되니 팀원들과도 심리적인 거리가 좁혀져서인지 편안하게 활동에 임했다.

도출된 다양한 솔루션 컨셉들을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줄을 세워본다. 챌린지 시작 후 일주일 가까운 시간이 지나서야 드디어 솔루션을 선택한다. ㅋㅋㅋㅋ 솔루션을 선택한 시점에서 맨 처음을 돌아보면... 무턱대고 던졌던 무책임한 발산과 아이디어들이 얼마나 얕은지, 어떤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지를 여실히 느끼게 된다. 물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것만을 기다리고 있는 태도는 위험할 수 있음을 배우게 됐다.

몽상가적 방식이 아닌, 잘 훈련된 번뜩임의 감각

우리의 솔루션 컨셉은 "익명 쪽지 시스템"이었다. "연쇄적으로 케어와 서포트가 발생하는 시스템을 만들자" 라는 챌린지를 이루기 위한 솔루션. 어떻게 해야 좋을까를 회의하던 중 엘피가 "받은 편지를 읽으려면 보내게 하면 어떨까요?" 라는 아이디어를 던졌고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이다. 이후에도 프로토타입을 두 번에 걸쳐 진행했고 디자인과 개발 과정을 거쳐 나름의 MVP까지도 만들 수 있었다.

이미 느낀 것 배운 걸 충분히 적은 것 같지만... 좀 더 기억을 끄집어내보면

듣는 태도, 팀원과 함께 속도를 맞추기, 느려도 과정에 집중하기(학습 과정에서), 우리 팀만의 규칙을 설정하기

이 정도?

아쉬움이 없다. 이번 챌린지에서 놓친 게 있다면 다음에 또 배울 수 있을테니까. 그리고 어마어마한 무기를 손에 넣었으니까. (물음표살인마)

회고 쓰는 건 고통스럽지만 나중에 시간 지나 읽어보면 그 시절의 향취가 배어있으리라 생각하니 조금 설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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