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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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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인공지능을 만들어야 한다.
AI는 우리의 의사결정을 장악했다. 물건을 살 때도 컨텐츠를 선택할 때도 심지어 운동을 하거나 식사를 하는 것도 대부분 알고리즘의 유도에 의해 결정된다.
인스타그램의 돋보기 창,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추천 컨텐츠는 우리의 사상과 철학까지도 뒤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잘못된 정보라고 해도 일파만파 퍼지고 나면 그것은 기정사실이 되어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인간은 시간과 감각을 내어주고 기기와 서버는 이를 기반으로 생명력을 유지한다. 무어의 법칙은 종말되었으나 다른 방면에서는 여전히 우리의 세계관을 잠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만 역함수로.
세상이 매트릭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의 세상을 보고 있으면 대부분이 옳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람의 에너지로 기계가 살아가고 있는 점이 당연하면서도 섬뜩하게 다가오기도 한다는 말이다.
이미 우린 자유의지를 잃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가? 잠잠한 시간을 견딜 수 있는가? 혹은 내 안의 충동을 진정 분별할 수 있는가?
디스토피아는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아름답게 찾아올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 인간은 본성만 남겨진 마른 뼈가 되어 욕구만을 좇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없애는 건 불가능하며 이에 대한 시도는 또다른 방식으로의 자멸이다. 러다이트 운동은 이미 그 끝과 파장이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던가.
가치를 잃은, 아니 스스로의 가치를 잃었다고 생각했던 이들의 투쟁은 마음아픈 몸부림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인간의 삶은 어떤 방식으로든 그 무엇보다 소중한데 정작 나부터가 그 가치를 많은 방식을 통해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생성형 AI를 업무 전반에 도입한 이후로 나 자신의 창의성을 잃는다고 느꼈다. 또다른 의미에서 자아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지극히 순종적이고 고분한 양처럼 나는 GPT가 내어준 코드와 기획을 긁어 에디터에 끼워 넣는다.
처음에는 즐거웠다. 첨단을 향유하는 스스로가 멋져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의 시간이 흐른 후 거의 대부분의 판단을 아웃소싱하는 나에게서 가장 느린 방식의 자멸을 맛보았더랬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인공지능을 만들고 싶다. 문자가 그러했고 종이가 그러했듯. 컴퓨터가 그러했고 나의 블로그가 그러했듯.
스물 셋이었던 4년 전부터 가지고 있던 청사진이었다. 이제는 간직하고 있던 나의 비전을 펼쳐보일 때가 거의 다 온 것 같다. 철저히 훈련하고 공부하며 준비했던 때도 그렇지 못하고 우울과 무기력에 잠겨있던 때도 있었다.
고개를 들자. 힘을 내어 달려야 한다. 호흡마다 기도해야 한다. 꿈을 꾸되 가장 생생하게 꿔야 한다. 세상에 태어난 이상 나에겐 확고한 부르심이 있을 테니까.